[김예나의 까;칠한] K팝 히어로 YG 양현석

기사입력 2017-11-07 15: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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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예나 기자] 아무리 잘생기고, 실력이 출중하고, 연습을 오래했지만 결국 망했다. 주목받지 못하면 끝이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 아이돌을 살려준다고, 제대로 된 기회를 주겠다고 나섰다. 양사장님 혹은 전문가 혹은 K팝 히어로 양현석이.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아이돌 그룹 론칭에 나섰다. 직접 오디션도 이끌고, 프로그램도 제작하고, 발탁된 아이돌 앨범 총괄 프로듀서도 하겠다. 할 일이 많다. 어디 그뿐인가, 오디션 프로그램 JTBC ‘믹스나인’의 주인공까지 도맡았다. 



지난 10월 29일 첫 방송된 ‘믹스나인’은 프로젝트 아이돌 그룹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양현석 대표 이하 심사위원과 제작진이 각 소속사를 찾아 오디션을 치르고, 참가자를 직접 선발한다. 그 흐름의 중심에는 단연 양현석 대표가 있다. 그가 내뱉는 멘트 하나하나는 기사가 되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북적거리게 했다. 



28살 여성 지원자에게 “은퇴할 나이다, 지금까지 뭐했나”고 지적했고, 지금 상황을 즐긴다며 웃자 “즐길 상황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연습생이 눈물을 보이면 “감성팔이, 사연팔이를 많이 봤다”고 대꾸했고, 애절하게 어필하는 이에게는 “간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받아쳤다. 



굉장히 야박하다. 너무 냉정하다. 해당 멘트들만 보면 작정하고 질책만 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양현석 대표의 멘트는 틀리지 않았다. 28살 여성 멤버가 걸그룹으로 데뷔하기도 어렵지만, 한다고 해도 환영을 받을 가능성이 극히 적다. 늦은 나이에 연습생을 수년째 하면서 즐기면서 아이돌 데뷔를 꿈꾼다는 것 역시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각오다.



상당히 많은 이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아이돌은 개인의 꿈을 이루기 위한 목표로 끝나는 게 아니다. 결실을 맺기 위해선 시간과 돈이 어마어마하게 수반된다. 당사자의 아픔 이상으로 수많은 스태프들과 회사의 존폐 여부가 달려있다. 양현석 대표의 심사평을 매정하게만 들을 수 없는 이유다.



다만 양현석 대표의 멘트에 잡음이 따라 붙는 건 본인의 말과 행동이 달라서다. 2009년 양현석 대표가 내놓은 투애니원은 멤버 산다라박과 박봄이 데뷔당시 스물여섯(1984년생) 살이었다. 게다가 박봄은 추후 약물복용 및 반입으로 물의를 일으킨 후 실제 나이가 1984년생 보다 많다는 게 알려졌다. 만약 양현석 대표가 이쯤에서 “2009년과 비교해 2017년의 데뷔 걸그룹 평균 나이가 대폭 낮아졌다”고 해명하면, 받아들여야겠지만.



‘믹스나인’에서 양현석 대표는 프로듀서 용감한 형제에게 에둘러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고 지적했고, 프로듀서 김도훈에게 “YG가 먹여 살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양현석 대표 특유의 스웩 발산이겠다. YG엔터테인먼트 가수들이 연신 주장하는 스웩이 양현석 대표에게 왜 없겠는가. 그런데 시청자들은 그 부분에 꼬투리 잡고 있다. 아무래도 보는 이에 따라 스웩과 허세의 차이가 있을 테니. 



진심이든, 농담이든 양현석의 말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게 평소 양현석 대표기도 하다. 양현석 대표는 업계 대표들 중 대중에게 자신을 노출하는 걸 좋아하는 캐릭터다. 그 형태가 방송 출연이든, 언론 인터뷰든, SNS 마케팅이든 본인의 브랜드를 적극 활용한다. 대중 역시 그런 양현석의 모습을 반겼고, 그렇게 오늘날의 YG엔터테인먼트를 완성했다. 자기소개대로 양현석은 ‘전문가’가 맞다. 



그래서일까. 현재까지 방영된 ‘믹스나인’은 이른 바 ‘양현석 영웅화’를 위한 작업이 아닐까, 의문이 든다. 양현석의 눈빛 방향, 단어 선택, 방문 한 번에 찬양하는 뉘앙스가 가득하다. 물론 그 얼마나 대단한 오디션 참가자가 양현석 대표를 뛰어 넘겠냐 만은, 프로그램의 의도를 되짚게 한다. “새로운 스타를 발굴한다”던 ‘믹스나인’의 스타는 이미 양현석 대표가 꿰찬 셈이다. 



양현석 대표가 손대면 그 어떤 실패한 아이돌도 살아난다. 양현석 대표는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던 인재를 발견한다. 양현석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으면 특출난 실력이 없어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믹스나인’이다.



오늘날 K팝 시장에 활력을 불러일으킨 양현석 대표. 아무리 소속 가수들이 사건사고를 연거푸 일으켜도, 대체할 수 있는 캐릭터가 없다면 양현석 대표는 지금처럼 부와 명예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새롭진 않지만, 1969년생 그리고 데뷔 26년차의 스타 양현석을 ‘믹스나인’에서 이렇게 보게 될 줄이야.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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